요즘 코로나에 걸린 트럼프가 처방받았다는 약인 덱사메타손이  언론에 여러 번 언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https://www.businessinsider.com/trump-is-taking-dexamethasone-can-cause-euphoria-but-wont-cure-2020-10 : 

위사진을 게제한 기사 제목을 보면  "덱사메타손 치료제가 아니라 회복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약으로 종국에는 파멸로 이끄는 것(a steroid that can give patients a false sense of recovery followed by a crash)"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국언론에서는 왜 이런 설명을 하는걸까? -가끔 한국언론은 이런 과학적 설명부분의 결핍이 아쉽다. 아직도 한국언론은 화재가 가십거리 위주로 기사를 쓰는 것 같다.  이런 설명을 덧붙인 이유는 덱사메타손이 '소염제'라는 점에 있다. 단적으로 '소염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스테로이드 계열의 항염증 약이다. 보통 말하는 '소염제'인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약학/의학을 전공한 전공자라면 모를 수 없는 약이다. 굉장히 흔한 스테로이드제로, 바르는 일반약으로도 판매된다. 대표적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구내염 약 중에 덱사메타손 제제가 있으니, 대부분의 약국에 비치되어 있는 녹십자 제약의 페리덱스이다.

 

녹십자에서 나온 입안에 바르는 연고 페리덱스. 상품명위에 '덱사메타손'이라고 성분명이 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로서 덱사메타손은 구내염의 염증 증상을 완화시킨다.

보통의 사람들은 '소염제'라고 하면 염증을 낫게 하는 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소염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소염제는 염증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인 것이다. 치료제가 아니라 염증 완화제라고? 이를 이해라면 '염증'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염증(inflammation)은 외부의 병원체가 우리몸안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싸우면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이다. 우리몸 어딘가에 염증이 생기면 해당 부위가 붓고, 아프고, 열이나며, 빨갛게 된다(염증의 4대반응). 이는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잘 싸우기 위해서 우리 몸이 반응하는 생리학적 현상이다.

 

위와 같이 우리몸의 염증부위에 적신호가 들어오게 되면, 해당 부위에 세균, 바이러스 등을 죽이는 백혈구들이 마구 쏟아져나와서, 세균을 잡아먹기도 하고 온갖 독극물을 뿜어대기도 한다. 이때 적신호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을 통틀어 '사이토카인'이라고 한다. 백혈구들은 사이토카인 냄새를 맡고 전쟁터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백혈구를 대표로 하는 우리몸 면역 체계는 세균/바이러스들을 죽이는데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의 멀쩡한 조직들까지 손상시킨다. 

백혈구들이 사이토카인(좁쌀만한 물질들)을 뿜어내서 면역시스템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출처 :https://theconversation.com/blocking-the-deadly-cytokine-storm-is-a-vital-weapon-for-treating-covid-19-137690]

 전쟁이 나면 군인만 죽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것처럼, 우리몸 안의 병원체와의 전쟁인 염증반응에서는 주변의 건강한 조직들까지 희생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염증반응이 과도할 경우,  무고한 희생자의 수가 커져서 생명이 위태해지고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 일컫는 말이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백혈구 군대를 소집하고 싸우게 하는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 백혈구 군대는 몸에 침입한 나쁜세균, 바이러스만 죽이는 게 아니라 우리몸의 정상조직까지 공격하게 되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가 우리몸에 들어오게 되어 염증반응이 생기면, 어떤 사람들은 면역반응이 미약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지게 되어 죽게 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면역반응의 수위가 과대해서 백혈구들이 우리몸의 정상조직까지 공격하게 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꽤 있다.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이러한 과도한 면역반응(염증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 투입이 된다. 감영성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이 되면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제는 이 경우에 흔히 사용되는 처방 중의 하나이다.

 

[뉴욕타임즈 발췌] https://www.nytimes.com/2020/10/04/us/politics/trump-virus.html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왜 덱사메타손을 투입했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정말 중증으로 이행이 되어서 투입했는지 아니면, 일국의 대통령으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만큼, 만약을 대비해서 공격적으로 선제적으로 투입했는지 진짜 이유는 해당 대통령 의료진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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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쓰고자 하는 주제는 일상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장 흔히 겪게되는 질병입니다.

 

 

네, 바로 감기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성인의 경우 일년에 평균 2~3회 감기를 겪으며, 소아의 경우 일년에 6번 정도 감기를 걸리게 된다고 합니다. 수 많은 분들이 오늘도 감기약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을 방문하며, 처방없이 살수 있는 일반약을 찾는 환자분들 중에서도 감기약을 찾는 분들의 비중은 단연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또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 많은 감기를 겪어왔으며, 앞으로도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겪게 될 것이 바로 감기입니다. 이렇게 일상 생활에서 감기와 감기약의 인식에 대한 중요도에 비해서, 우리나라 만큼 감기약에 대한 인식과 시장의 왜곡이 심한 나라는 없습니다.

 

 

(출처) http://www.kangkitae.com (처방)감기약에 대한 왜곡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가 우리나라입니다.

 

이에 늘 감기약을 조제하고 판매하는 저로서는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터에 이번 기회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감기와 감기약에 대한 상식"을 알려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감기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상식 첫번째 : 감기는 어느 부위가 아픈걸까?

 감기가 우리 몸의 어디가 아픈 질병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지요? 사람들 대부분이 일년에도 여러번 겪는 질병이면서도, 사실 감기라는 질병이 몸의 어디에 걸리는 질환인지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막연하게 몸의 균형이 깨져서, 콧물과 기침이 나고 머리가 아프며 열이 나고 무기력해지는 '추상적인' 질병으로 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몸에는 공기를 들이마시는 '기도'가 있는데 폐쪽에 가까운 '하기도'가 있고, 입과 가까운 '상기도'가 있습니다. 감기는 의학적으로 보자면 '상기도 감염증'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비인두'부위에 급성 염증이 생기는 "급성 비인두염(acute nasopharyngitis)"을 바로 감기라고 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겪으셨던, 혹은 지금 걸리신 감기 초기 증세를 자세히 돌이켜 보면 감기 초기에 목이 칼칼해지는 것을 분명히(!) 느끼셨을겁니다. '목이 칼칼해지는 증상'... 네 맞습니다. 바로 비인두에 염증이 시작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비인두에서 염증이 시작되면, 염증 매개물질(프로스타글란딘)이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비로소 '전신증상'(몸에 열이 나고 기운이 없으며 두통이 생기는)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비인두 부위에 급성 염증이 오는 것이 바로 '감기'의 정체입니다. 의학적으로 감기는 '급성 비인두염'이라고 부릅니다.

 

감기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상식 두번째 : 감기의 원인 병원체는 무엇?

 감기를 일으키는 주된 병원체에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우리 몸에 침입하여 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에는 바이러스, 세균, 진균(곰팡이)이 있습니다. 이 셋의 차이에 대해서 여기에서 말하다보면, 감기에 대해 얘기하기도 전에 이미 질려버리겠죠 ㅠ.

  감기를 일으키는 주된 병원체는 바이러스들입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현재 까지 알려진 것만 200여가지가 넘어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감기 원인 바이러스에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 약 30~80% 빈도수),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약 10~15% 빈도수) 등이 있습니다.

Q.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는 무엇?

세균은 대사능력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생물체'이지만, 바이러스는 대사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고 오로지 '숙주'가 존재해야만 스스로도 존재할 수 있는 생물체와 무생물의 중간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질병을 일으키는 친숙한 바이러스에는 가령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도 있고, 사마귀 원인 바이러스인 HPV(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도 있으며, 구순포진(입술물집)의 주 원인인 헤르페스 바이러스(HSV-1)도 있습니다.

 

감기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상식 세번째 : 감기의 치료약은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감기치료제는 없습니다. 이 부분이 사람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감기의 원인을 치료하는 약이 존재한다면, 그 약을 복용함으로써 감기로 앓는 기간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까지는 감기로 앓는 기간을 줄여주는 약은 발견되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어쩌면 이는 당연합니다. 원칙적으로는 원인 바이러스를 치료하면 감기가 낫겠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인간에게 감기를 걸리게 하는 바이러스는 수백 종에 이릅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항 바이러스제들도 임상적으로는 감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항생제는 어떨까요?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고, 바이러스는 전혀 죽이지 못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이 주요 원인인 감기에는 전혀 듣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감기가 걸려서 병원(내과, 이비인후과)에 가면 항생제를 처방해줍니다. 즉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감기에, 바이러스는 죽이지도 못하는 항생제를 처방한다 이 말입니다. 이건 정말로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죠.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2년도에는 급성상기도 감염(감기)에 대해 항생제 처방률이 74%나 되었고, 이것이 2010년의 경우 53%까지 줄었다고 합니다만, 아직도 매우 심각한 수준의 항생제의 오남용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균을 죽이는 약인 항생제는, 바이러스가 주 원인인 감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일이 매우 흔한 게 우리나라의 실정입니다.

 

 

항생제가 감기에는 원리적으로 듣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의사들은 그렇다면 왜 자꾸만 항생제를 처방하는 걸까요? 항생제가 뭔가 해줄 수 있을거라는 의사들의 막연한 희망,  혹시나 세균감염에 의한 감기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 그리고 감기에 이어 2차적으로 세균감염에 의한 합병증을 막아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 등등 때문에, 의사들은 지금도 항생제를 감기에 오남용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치루는 댓가는 매우 값비쌉니다.

 

 

 

 

 

 

감기치료제는 없다? 그럼 우리가 먹는 감기약은 뭐란 말인가?

 우리가 감기 걸렸을 때 흔히 먹는 약들은 모두 '증상 완화제'들 입니다. 즉, 감기에 걸린 기간 동안 덜 아프고 편안하게 병치레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이란 말이죠. 엄밀히 말하면 흔히 말하는 감기약들은 감기를 낫게 하는 약이 아니죠. 즉 병원처방 또는 일반 감기약을 먹는다고 해서 감기가 빨리 낫는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감기로 인해 아픈 증상들을 '가리워 주는' 역할을 합니다.

보통 병원에서 처방 받아서 복용하는 감기약 알약들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항생제

(2)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해열, 진통, 소염작용)

(3) 기침약(진해작용)

(4) 가래약(담 용해 작용, 객담 배출작용)

(5) 콧물약(콧물을 멎게 하는 항 히스타민제)

(6) 위장 보호제 또는 소화제

 

이와 같이 4~5알, 또는 6알 정도의 알약이 감기약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우선 첫번째로 나열한 항생제는 앞에서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항생제 내성 등의 오남용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의 성분임을 말씀드렸구요. 기침약, 가래약, 콧물약 등은 그 기능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약은 바로 두번째 성분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입니다. 감기의 염증부위인 비인두의 염증을 가라앉힘으로써 진통시키고, 해열시키므로 우리가 감기를 앓는 동안 겪게 되는 괴로움을 확 덜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참고글 : 2012/06/20 - [생활속의 약] - 일상에서 늘 접하는 인류 최고의 명약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 - 아스피린, 부루펜 등

 

대표적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이부프로펜(ibuprofen).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용 '부루펜 시럽'으로 잘 알려진 성분이며, 유효 성분을 추출한 덱스-이부프로펜 성분으로는 '솔루펜', '이지엔-6', '제로정' 등이 있습니다.

 

 

 어차피 감기를 치료해주는 진짜 말그대로의 '감기약'은 존재 하지 않기 때문에, 감기를 앓는 동안 '고통을 덜어주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야말로, 감기약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 가장 핵심적인 성분이다라고 하겠습니다.

 

결론 : 일반 소비자분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여기까지 글을 읽으신 분들은 우리나라 감기약(특히 항생제)의 소비구조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를 이제 잘 아셨을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주 원인인 감기에, 세균에만 유효한 약인 항생제를 처방하는 일이 지금 이 순간에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결국 감기에는 아무런 혹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항생제를 빈번히 처방하고 복용하게 된 결과,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치솟아서, 우리나라의 황생 포도상 구균에 대한 페니실린계 항생제의 내성률은 약 70%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항생제 사용량으로 보면 2010년 현재 우리나라의 항생제 소비량이 OECD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이죠.

 여러분들이 감기로 병원을 찾아갔을 때, 먼저 의사에게 (감기에는 유효하지도 않은)항생제를 처방하지 말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벌써 일부 건강에 대해 깨어 있는 환자분들은, 항생제가 감기약에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시기도 합니다.

 감기를 빨리 낫게 하는 감기약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감기를 앓는 동안, 덜 아프게 감기를 겪게 해주는 증상완화 약들이 존재할 뿐입니다. 이를 반드시 명심하고, 감기에 올바른 대처를 하고, 보다 건강한 삶을 누릴 줄 아는 현명한 소비자 여러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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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노령인구의 증가 그리고 경제발전에 따른 소득증가에 맞물려서 건강기능성 식품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오메가3, 종합비타민제, 혈액순환제는 물론이고 이름을 들어도 알 수 없는 성분불명의 상품까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이럴때일수록 상술에 속아 넘어가지 않고 효과있는 상품을 잘 택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리고자 하는 제품은 글루코사민 제제 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에 도움이 된다는 글루코사민의 유명세는 이미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과연 유명세 만큼 글루코사민의 효능은 있는 것일까?  결론은 글루코사민의 효능은 없다가 되겠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그런 얘기를 하는지 이제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을 보여주는 그림. 닳아서 파괴된 연골조직이 잘 나타난 그림입니다. 보기만 해도 아프죠.ㅠㅠ

 

글루코사민(Glucosamine)이란?

 

 

 연골을 구성하는 주 성분 중에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의 생합성에 있어서 꼭 필요한 '전구체'가 바로 글루코사민입니다. 즉 쉽게 말해서 글루코사민은 연골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재료가 된다는 것이죠.  "글루코사민을 먹으면 닳아버린 연골을 재건하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출발한 것이 바로 글루코사민 제제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

 우리 몸은 크게 세포와, 세포외 기질로 나뉩니다. 글리코사미노글리칸(glycosaminoglycan)은 세포외 기질(ECM, extracellular matrix)를 구성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은 연골 뿐만 아니라 우리몸 곳곳에 분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리코사미노글리칸을 몸에서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전구체가 바로 '글루코사민'입니다.

 

칼슘을 먹으면 뼈로간다. 글루코사민을 먹으면 연골로 간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천만의 말씀입니다. 칼슘은 그 자체가 더 이상 분해될 수 없는 원소입니다. 칼슘은 몸에 흡수되면 뼈로가는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글루코사민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미노당으로서 글루코사민탄소와 수소, 산소, 질소(C, H, O, N)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몸에 들어오면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산산해 분해되어버립니다. 온전한 글루코사민 분자가 그대로 고스란이 연골로 가서 연골재건에 재료로 쓰인다는 생각은 너무나도 천진난만한 생각인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애초에 글루코사민은 퇴행성 관절염에 '도움을 주는'(X), '도움을 줄 수 있는'(O)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서의 지위를 얻게 된 것이죠. 건강 기능성 식품이란게 원래 그런 것입니다. '도움을 준다'고 표기하면 위법이며 반드시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표기해야만 합니다. 이 둘 간의 차이는 실로 큰 것이죠.

 

 

글루코사민을 구글 검색했을 때 나타나는 상품들의 '일부'. 효능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글루코사민 제제 시장은 엄청나게 크다.

 

 

글루코사민의 효능에 대한 대규모 임상 실험 결과 : 효능이 없다.

 글루코사민의 효능에 대한 임상결과들이 각각 다르고, 논란이 종식되지 않자, 이에 미국에서 막대한 자본 서포터들이 동원되고, NIH(National Institute of Health, 미 국립 보건원)와 같은 권위 있는 기관이 개입되어 6개월에 걸쳐서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간의 차이를 보는 임상실험을 실시하게 됩니다. 그 최종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Compared with placebo, glucosamine, chondroitin, and their combination do not reduce joint pain or have an impact on narrowing of joint space. Health authorities and health insurers should not cover the costs of these preparations, and new prescriptions to patients who have not received treatment should be discouraged."

 

원문의 내용은 대략 의역해서 다음과 같습니다.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그리고 이 둘의 조합은 관절 통증을 줄이지 못하며, 관절 기능을 회복시키지도 못한다. 보건당국과 보험업체들은 이들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제품의 구입비용을 지원해줘서는 안되며,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을 처방을 내는 것을 막아야(discourage) 한다"

 이는 매우 당연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글루코사민은 먹으면 바로 몸속에서 여러 경로로 대사되어 형체를 알 수 없게 분해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골 합성에 쓰이는 글루코사민은 몸 밖에서 밀어 넣어준다고 해도 소용이 없고, 몸 안에서 탄소, 수소, 산소, 질소들의 재료로 생합성되어 그때그때 연골 합성에 동원됩니다. 합성에 필요한 구성원소들은 우리 몸에 너무 흔한 원소들이라 글루코사민을 밖에서 넣어주는 것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연골의 재료라고 하는데 먹으면 혹시'하는 마음에 대규모 임상을 실시했고, 결과는 '역시나'로 나온 것입니다.

 

우후 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글루코사민 제제들. 미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임상 실험결과에 따르면 글루코사민의 효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글루코사민 제제가 약이 아니라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나온 이유.

 바로 효능 문제 때문입니다. 앞서 미국 임상실험 결과를 말씀드렸듯이 글루코사민을 복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통계적으로 회복의 차이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글루코사민이 약으로 승인 받지 못한 이유입니다. 약과 건강기능성 식품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약은 확실한 효능이 입증된 것을 말하고, 건강기능성 식품들은 그렇지 못한 것들을 말합니다. 글루코사민과 같은 건강기능성 식품들은 그래서 'XX 증상에 도움을 준다'가 아니라 'XX증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표기해야 합니다. '도움을 준다'와 '도움을 줄 수 있다'의 차이는 사실 엄청난 차이죠. 전자는 확실한 효과가 있음을 말하며 후자는 효과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아라를 말합니다.

 

글루코사민이 관절염 예방에 효과가 없다는 내용의 한겨례 기사(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522054.html) 임상적으로 글루코사민이 효능이 없음은 이미 밝혀진 바 있습니다.

 

결론 : 먹어서 나쁠 건 없다?

그래도 연골의 구성성분이라고 하는데 먹어서 해될 건 없지 않나?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서 맞는 말일수도 있겠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환자분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글루코사민을 먹는 것도 나쁠 건 없겠습니다. 하지만 글루코사민이 관절염 치료에 꼭 필요한 것처럼 선전하는 일부 업체들의 왜곡된 과장 광고들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은 확실히 선을 긋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글루코사민을 먹을 것인가/먹지 않을 것인가? 이는 소비자인 여러분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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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술을 마시고 술깨는 약을 찾으러 약국에 오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주로 숙취해소를 위한 약을 찾는데, 속쓰림 등의 위장 증상과 함께 두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법이 개정된 요즘에는 타이레놀을 편의점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음주 후에는 타이레놀을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음주 후 다음날 아침에 오는 두통에 무심코 타이레놀을 사서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지금부터 써 보려고 합니다.

 

 

 

부작용이 가장 적은 약으로 알려진 타이레놀(성분명 :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성분 :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작용과 진통작용이 탁월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타이레놀의 진짜이름(성분명)인 아세트아미노펜은 단일 성분으로, 또는 다른 성분과 복합 성분으로 시중에 수백, 수천가지 이름의 서로다른 약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런 약에는 우리도 이미 친숙한 약들이 많이 있는데, 종합감기약부터 진통제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판콜, 판피린, 펜잘, 게보린, 멘자펜, 테라플루, 화콜 등의 약들은 주 성분이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입니다(이 얘기를 첨 듣는 분들에겐 정말로 놀라운 사실이죠.)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타이레놀 이알(ER)정. 서방정(서서히 방출)으로 기존 타이레놀 500mg정 대비해서 효과가 오래 지속된다.

 

사실 그 효능 또는 기능만으로 봤을 때는 타이레놀은,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여러 엔세이드 계열의 '소염진통제'들만 못합니다. 다른 '소염진통제'들은 해열/소염/진통작용이 모두 있는 반면에 타이레놀은 소염작용은 가지지 못한 채, 해열/진통작용만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감기는 주로 상기도 쪽에 염증이 생겨서 두통, 발열, 인후통 등이 오는 것인데,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열이 내리고 진통효과도 있지만 소염효과가 거의 없어서, 감기증상에는 솔루펜이나 부루펜정과 같은 소염진통제를 먹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레놀이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일반적으로 첫번째 초이스로 선택받는 이유는 부작용이 가장 적은 약으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에 언급한 '소염진통제'들은 주요 부작용으로 위장장애가 있지만 타이레놀은 위장장애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타이레놀의 대표 부작용 : 간독성

 하지만 타이레놀도 완전히 부작용에서 자유로운 약은 아닙니다. 아니 이 세상에 부작용이 없는 약이 있을까요? 잘 알려진 타이레놀의 부작용은 간 독성입니다. 물론 정상적인 용량을 사용한다면 가장 안전한 축에 속하는 약이지만, 과다 복용에도 안전한 약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타이레놀이 몸 속으로 들어가면 혈류를 타고 돌다가 간에 들어가서 간대사를 받게 되는데, 이 때 생성되는 여러 대사체들 중에서 독성 대사체도 생성되게 됩니다. 그 독성 대사체의 이름은 NAPQI라는 물질입니다. 이 NAPQI강력한 산화성의 물질로, 간 세포를 파괴하게 됩니다. 타이레놀을 과 복용하게 되면 이 NAPQI라는 독성 대사체가 많이 생성되어 간 조직의 괴사(necrosis)가 진행되어 간 부전증(liver failure, 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 나타나게 됩니다.

 

 

간세포의 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간의 현미경 조직 관찰 이미지라고 합니다. 사실 이런 이미지를 가지고 파괴를 판단하는건 조직학/병리학을 전공하신 분들의 주 특기입니다.

 

술을 먹으면 왜 타이레놀의 간 독성이 증가하는가?

 술을 먹으면 술을 분해하는 간 효소가 유도됩니다. 술을 먹을 수록 '주량'이 증가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은 사실 맞는이야기입니다. 술을 먹으면 평소보다 더 많은 CYP2E1이라는 알콜 분해효소가 간에서 만들어지게 되는데, 문제는 이 CYP2E1 효소타이레놀이 간에 들어오면, 타이레놀을 앞에서 설명한 NAPQI라는 독성 대사체로 전환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강력한 산화성 물질인 NAPQI는 간을 파괴하고 심한 경우에는 간 부전(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 오고, 때때로 신 부전(콩팥 기능의 마비)까지 동반하기도 합니다.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으로 우리몸의 독성물질들을 분해해서 비독성의 물질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간 부전증이 오면 그야말로 큰일인 셈이죠. 가볍게는 황달증상부터 심하게는 간성혼수와 사망에 이르기까지 간 부전증의 결과는 매우 심각합니다.

 

음주는 타이레놀의 간독성 부작용을 크게 증가시킵니다.(사진출처 : http://kghmice.egloos.com/m/8672056)

 

 물론 이런 극단적인 결과까지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요.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타이레놀을 복용시에는 항상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혹시 전날 과음을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고 과음을 한 후라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일은 삼가해야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주 성분으로 하는 다른 진통제들(앞서 언급한 펜잘, 게보린 등등)은 복용을 삼가해야 할 것입니다.

 

음주 후에는 복용을 삼가해야 할 타이레놀 패밀리의 약들

 (1) 일반적인 진통제들 : 타이레놀, 펜잘, 게보린

(2) 생리통에 쓰는 약들 : 멘자펜 등 생리통 약들은 대부분 타이레놀 패밀리입니다.

(3) 감기약 계통 : 테라플루, 판콜, 판피린, 그리고 화콜, 씨콜드 등을 포함한 종합 감기약 제제등

                         사실상 대부분의 감기약들 타이레놀 패밀리입니다.

"이들은 모두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패밀리의 약들이므로 음주 후 복용 시 간 독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복용 전에 전날 과음을 했는지 반드시 체크를 하시기 바랍니다"

 

음주 후 두통에 먹어도 괜찮은 진통제들

(1) 덱시부프로펜 제제 : 솔루펜, 이지엔6 등

(2) 나프록센 제제들 : 폭센, 탁센 등

(3) 그 밖의 NSAID(엔세이드) 계열의 소염진통제들은 모두 음주와 관련된 독성이 없습니다.

 

Posted by Plato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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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에서는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스테로이드에 스테로이드가 정확히 무엇인지 다루는 글이나 기사를 찾아보기가 어려워,  스테로이드의 정확한 정체는 무엇인지 우선 알고 시작해야겠기에 1부를 썼습니다.  --> 클릭 : 2012/10/15 - [생활속의 약] - 스테로이드에 대해 파헤쳐보자 : 1부 - 스테로이드를 제대로 이해하기.

   2부에서는 스테로이드의 효능과 사용, 부작용, 그리고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법, 실 생활속의 스테로이드제에는 어떠한 것이 있으며 스테로이드의 강도는 어떻게 분류되는지 등에 대해서 써 보기로 하겠습니다.

 

스테로이드의 효능과 사용

  이미 1부를 보신 분들은 스테로이드가 천연 또는 합성 부신피질 호르몬으로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강력한 소염작용"이 있음을 아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1부에서 설명하였듯이 '염증'이 개입되는 모든 질병들, 뒤에 '염'자가 붙는 질병(예를 들면 피부염, 결막염, 비염 등등)들에 실질적으로 모두 사용이 가능한 것이 바로 스테로이드이고 ,이것이 바로 스테로이드의 놀라운 효능이면서 동시에 스테로이드 오남용의 서막이 되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 나온 약은 대표적인 스테로이드제인 메칠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입니다. 수십개 이상의 제약회사에서 서로 다른 상품명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 약은 류마티스성 질환, 피부질환, 알러지질환, 안과질환, 감기(호흡기계 질환), 위장관계 질환, 혈액질환, 신경계 질환, 암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 사용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스테로이드는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인 셈입니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우선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모든 약은 반드시 그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며, 스테로이드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약들과 마찬가지로 주의해서 쓰면 부작용 없이 쓸 수 있는 게 스테로이드 부작용의 수준입니다. 다른약의 그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일반 언론 매체에서 많이 다뤄진 이유는 그만큼 널리 사용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언론의 자기역할 다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작용이 너무 과도하게 과장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인터넷에 '스테로이드'를 검색하면 무시무시한 부작용으로 점철된 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약국에 와서도 스테로이드제라고 설명하면 일단 거부감을 표시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작용을 무시하자는 건 아닙니다. 정확히 그 내용을 알고 있어야겠습니다.

 

비 전문인이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먹는 알약)을 임의로 사용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남용할 가능성이 있는 스테로이드 외용제(연고)의 부작용을 위주로 설명하려 합니다.

 

(1) 감염증 

   가장 주의해야할 부작용입니다. 스테로이드의 '소염작용' 즉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은 염증의 원인이 되는 균을 제거해주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몸의 방어 면역체계를 억제하기 때문임을, 1부에서 설명드렸습니다. 사실 우리몸의 방어체계는 대부분의 경우 적군(병원체)를 충분히 이기고도 남을 만큼의 힘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스테로이드로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해주면, 염증(적군과 아군의 싸움)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원체가 너무 강력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면역반응 억제가 결국 병원체의 번식을 촉진하여 오히려 감염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감염증(사진에서는 진균증)이 악화된 예. 초기에는 면역반응을 억제하여 염증이 가라앉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세균의 번식을 초래하여 감염증이 오히려 더 심해지게 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초반에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염증이 진정되는 듯 하다가, 다시 악화되어 번지기 시작한다면 즉시!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중단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피부 가려움증, 발적과 같은 피부 질환에 단순 스테로이드 연고보다, "스테로이드 + 항생제" 복합제를 추천해드리는 겁니다.

(참조 : 2012/06/05 - [생활속의 약] - 스테로이드와 항생제의 조합 : 지스톤(G-STON) 크림, 쎄레스톤지 )

 

(2) 피부위축증

스테로이드 연고는 콜라겐(collagen)의 합성을 억제하므로, 오남용시 피부의 콜라겐 층이 감소하면서 피부가 위축되고 얇아지며 자극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포외 기질(ECM)인 콜라겐 층이 풍부한 눈꺼풀 주위의 피부질환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3) 혈관 확장증

 "스테로이드 공포증"을 불러온 장본인이지만 사실상 극단적인 오남용이 아니면 나타나기 힘든 부작용으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피부 혈관이 확장된 상태를 지속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피부가 벌겋고 혈관이 육안으로 보이는 정도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위의 사진은 매우 '극단적인 결과'일 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극단적인 결과'의 의미는 예를 들자면 수면제를 먹고 사망하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4) 그 밖에 부작용들

  위에서 언급한 피부 위축증, 혈관 확장증과 같은 증상을 '스테로이드성 피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피부자극, 작열감, 발진, 부스럼 등의 일반적인 피부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테로이드 외용제(연고 로션 또는 크림)외에,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경우(경구 스테로이드제)에는 약성분이 혈류를 타고 온몸 순환을 하므로 더 심각한 부작용들이 발생합니다.  스테로이드제는 부신피질 호르몬 유사체이므로 내분비계에 간섭을 일으켜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그 유명한 쿠싱증후군(moon face)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통 먹는 알약들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용법대로 복용하게되므로, 일상에서 일반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오남용이 나타나기는 힘든 경우 입니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한 올바른 사용법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지키면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근 논문들에 의하면 올바른 사용법을 사용한 스테로이드 사용 환자 그룹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 그룹과도 전혀 위에 언급한 부작용 증상들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올바른 사용법을 보자면

 

첫째, 하루에 동일한 양을 동일 회수(2~3회)를 적용합니다. 보통 3회를 넘는 과량을 적용하는 경우는 없으며 바르는 양은 일정 양을 유지시켜줍니다.

둘째, 발랐다 안발랐다 하지 않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발라줍니다. 불규칙적으로 바르면 잘 낫지도 않고 반동성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발라서 조금 나아졌다고 바로 중단하고 내일 다시 악화되서 또 다시 시작하고 하면 안됩니다.

셋째, 증상부위에만 골고루 발라서 엷은 막을 형성할 정도로 발라줍니다. 그렇지 않고 과량이 특정부위에 발라져서 남은 경우 스테로이드 분자가 산화되어 유해산소를 발생시켜 피부지방을 과산화 지질로 변질시키게 되고,  이는 피부병 증상을 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넷째, 연고 바르는 일수는 최대 7~10일을 넘지 않도록 해 줍니다.

 

생활 속의 스테로이드제들 : 당신이 바르는 연고는 부신피질 호르몬이다?

 약국에 비치되어 있는 연고제들은 거의 모두 스테로이드제 또는 스테로이드와 다른 성분의 복합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피부과에서 처방을 내려주는 연고들도 거의 100% 스테로이드제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성분과 함량에 따라서 가장 약한 class7에서부터 가장 강도가 강한 class1까지 나누어지며 처방없이도 살 수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들은 대부분 가장 약한 강도인 class 7에 속합니다. 강한 강도인 class 3 ~ class 1의 스테로이드 성분은 모두 처방을 필요로 하는 전문약이라고 봐야 합니다. 먹는 스테로이드제는 종류에 관계없이, 전신에 효과를 나타내므로 모두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합니다. 다음 표는 처방없이도 살 수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들의 예입니다.

 

 스테로이드 성분명

스테로이드의 강도 

상품명 

제약회사 

용    도 

하이드로코티손

(Hydrocortisone)

= 부신피질 호르몬

낮음

하이로손 크림

태극 

피부질환 

하티손 로션 

 한미

 락티코트 크림

중외신약 

 락티케어 HC 로션

 

프레드니솔론

(Prednisolone)

낮음

보송 크림 

안국 

리도멕스 크림 

삼아 

트리암시놀론 

(Triamcinolone)

높음

오라메디 

동국 

구내염 

덱사메타손

(Dexamathasone) 

높음

페리덱스 

녹십자 

구내염 

 

첫번째 줄에 나와 있는 하이드로코티손이란 성분은 1부에서 소개해드린 부신피질 호르몬 그 자체입니다. 콩팥(신장)에 있는 부신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연고로 바르고 있다니 신기하지 않습니까? 나머지 프레드니솔론이나 트리암시놀론 등은 합성 스테로이드로서 부신피질 호르몬 유사체입니다.  구내염에 사용하는 오라메디나 페리덱스 같은 스테로이드제는 성분 자체는 합성 스테로이드로 강도가 높지만 농도가 낮기 때문에, 강한 스테로이드제는 결코 아닙니다. 가령 트리암시놀론 0.1%는 매우 강한 class3에 속하지만 같은 트리암시놀론 0.01%는 약한 스테로이드제가 되는 겁니다.

 

결론 - 올바른 사용법을 지키면 스테로이드제를 기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

  스테로이드는 인류가 발명한 약 중에서 가장 위대한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소염작용으로 류마티스성 질환, 피부질환, 알러지질환, 안과질환, 감기(호흡기계 질환), 위장관계 질환, 혈액질환, 신경계 질환, 암 등 염증이 수반되는 모든 질병의 개선 및 치료에 지금 이순간도 수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막연한 스테로이드 공포증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위에 나열된 무시무시(?)한 부작용 사진들은 과거 스테로이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던 시절,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스테로이드를 남용했을 때 나타난 결과들입니다. 그리고 그 어떠한 약이든 오남용으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약은 없습니다. 아토피, 습진 등을 포함한 피부병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은 거의 필수입니다.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지켜가며 사용한다면,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없이 생활의 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결과들의 명확한 결론입니다. 스테로이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사용법으로 잘 사용하여 생활에 질적인 개선을 가져오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 꾹~!

Posted by Plato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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