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에 걸린 트럼프가 처방받았다는 약인 덱사메타손이  언론에 여러 번 언급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

https://www.businessinsider.com/trump-is-taking-dexamethasone-can-cause-euphoria-but-wont-cure-2020-10 : 

위사진을 게제한 기사 제목을 보면  "덱사메타손 치료제가 아니라 회복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약으로 종국에는 파멸로 이끄는 것(a steroid that can give patients a false sense of recovery followed by a crash)"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국언론에서는 왜 이런 설명을 하는걸까? -가끔 한국언론은 이런 과학적 설명부분의 결핍이 아쉽다. 아직도 한국언론은 화재가 가십거리 위주로 기사를 쓰는 것 같다.  이런 설명을 덧붙인 이유는 덱사메타손이 '소염제'라는 점에 있다. 단적으로 '소염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스테로이드 계열의 항염증 약이다. 보통 말하는 '소염제'인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약학/의학을 전공한 전공자라면 모를 수 없는 약이다. 굉장히 흔한 스테로이드제로, 바르는 일반약으로도 판매된다. 대표적으로 약국에서 판매되는 구내염 약 중에 덱사메타손 제제가 있으니, 대부분의 약국에 비치되어 있는 녹십자 제약의 페리덱스이다.

 

녹십자에서 나온 입안에 바르는 연고 페리덱스. 상품명위에 '덱사메타손'이라고 성분명이 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로서 덱사메타손은 구내염의 염증 증상을 완화시킨다.

보통의 사람들은 '소염제'라고 하면 염증을 낫게 하는 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소염제는 치료제가 아니다. 소염제는 염증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인 것이다. 치료제가 아니라 염증 완화제라고? 이를 이해라면 '염증'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염증(inflammation)은 외부의 병원체가 우리몸안에 들어왔을 때,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싸우면서 일어나는 면역반응이다. 우리몸 어딘가에 염증이 생기면 해당 부위가 붓고, 아프고, 열이나며, 빨갛게 된다(염증의 4대반응). 이는 들어온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잘 싸우기 위해서 우리 몸이 반응하는 생리학적 현상이다.

 

위와 같이 우리몸의 염증부위에 적신호가 들어오게 되면, 해당 부위에 세균, 바이러스 등을 죽이는 백혈구들이 마구 쏟아져나와서, 세균을 잡아먹기도 하고 온갖 독극물을 뿜어대기도 한다. 이때 적신호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을 통틀어 '사이토카인'이라고 한다. 백혈구들은 사이토카인 냄새를 맡고 전쟁터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백혈구를 대표로 하는 우리몸 면역 체계는 세균/바이러스들을 죽이는데만 국한되지 않고, 주변의 멀쩡한 조직들까지 손상시킨다. 

백혈구들이 사이토카인(좁쌀만한 물질들)을 뿜어내서 면역시스템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출처 :https://theconversation.com/blocking-the-deadly-cytokine-storm-is-a-vital-weapon-for-treating-covid-19-137690]

 전쟁이 나면 군인만 죽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것처럼, 우리몸 안의 병원체와의 전쟁인 염증반응에서는 주변의 건강한 조직들까지 희생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염증반응이 과도할 경우,  무고한 희생자의 수가 커져서 생명이 위태해지고 심지어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도 생긴다. 이를 일컫는 말이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백혈구 군대를 소집하고 싸우게 하는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 백혈구 군대는 몸에 침입한 나쁜세균, 바이러스만 죽이는 게 아니라 우리몸의 정상조직까지 공격하게 되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19(covid-19)가 우리몸에 들어오게 되어 염증반응이 생기면, 어떤 사람들은 면역반응이 미약해서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지게 되어 죽게 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면역반응의 수위가 과대해서 백혈구들이 우리몸의 정상조직까지 공격하게 되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꽤 있다.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이러한 과도한 면역반응(염증반응)을 억제하기 위해서 투입이 된다. 감영성 질환이 중증으로 진행이 되면 과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덱사메타손과 같은 스테로이드제는 이 경우에 흔히 사용되는 처방 중의 하나이다.

 

[뉴욕타임즈 발췌] https://www.nytimes.com/2020/10/04/us/politics/trump-virus.html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왜 덱사메타손을 투입했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정말 중증으로 이행이 되어서 투입했는지 아니면, 일국의 대통령으로 매우 중요한 인물인 만큼, 만약을 대비해서 공격적으로 선제적으로 투입했는지 진짜 이유는 해당 대통령 의료진만이 알 것이다.

 

Posted by Platon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