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는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스테로이드에 스테로이드가 정확히 무엇인지 다루는 글이나 기사를 찾아보기가 어려워,  스테로이드의 정확한 정체는 무엇인지 우선 알고 시작해야겠기에 1부를 썼습니다.  --> 클릭 : 2012/10/15 - [생활속의 약] - 스테로이드에 대해 파헤쳐보자 : 1부 - 스테로이드를 제대로 이해하기.

   2부에서는 스테로이드의 효능과 사용, 부작용, 그리고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법, 실 생활속의 스테로이드제에는 어떠한 것이 있으며 스테로이드의 강도는 어떻게 분류되는지 등에 대해서 써 보기로 하겠습니다.

 

스테로이드의 효능과 사용

  이미 1부를 보신 분들은 스테로이드가 천연 또는 합성 부신피질 호르몬으로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강력한 소염작용"이 있음을 아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1부에서 설명하였듯이 '염증'이 개입되는 모든 질병들, 뒤에 '염'자가 붙는 질병(예를 들면 피부염, 결막염, 비염 등등)들에 실질적으로 모두 사용이 가능한 것이 바로 스테로이드이고 ,이것이 바로 스테로이드의 놀라운 효능이면서 동시에 스테로이드 오남용의 서막이 되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에 나온 약은 대표적인 스테로이드제인 메칠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입니다. 수십개 이상의 제약회사에서 서로 다른 상품명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이 약은 류마티스성 질환, 피부질환, 알러지질환, 안과질환, 감기(호흡기계 질환), 위장관계 질환, 혈액질환, 신경계 질환, 암 등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 사용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스테로이드는 그야말로 약방의 감초인 셈입니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우선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모든 약은 반드시 그 부작용이 있게 마련이며, 스테로이드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다른 약들과 마찬가지로 주의해서 쓰면 부작용 없이 쓸 수 있는 게 스테로이드 부작용의 수준입니다. 다른약의 그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일반 언론 매체에서 많이 다뤄진 이유는 그만큼 널리 사용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언론의 자기역할 다하기(?) 때문에 스테로이드에 대한 부작용이 너무 과도하게 과장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인터넷에 '스테로이드'를 검색하면 무시무시한 부작용으로 점철된 글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약국에 와서도 스테로이드제라고 설명하면 일단 거부감을 표시하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작용을 무시하자는 건 아닙니다. 정확히 그 내용을 알고 있어야겠습니다.

 

비 전문인이 경구용 스테로이드제(먹는 알약)을 임의로 사용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남용할 가능성이 있는 스테로이드 외용제(연고)의 부작용을 위주로 설명하려 합니다.

 

(1) 감염증 

   가장 주의해야할 부작용입니다. 스테로이드의 '소염작용' 즉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은 염증의 원인이 되는 균을 제거해주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몸의 방어 면역체계를 억제하기 때문임을, 1부에서 설명드렸습니다. 사실 우리몸의 방어체계는 대부분의 경우 적군(병원체)를 충분히 이기고도 남을 만큼의 힘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스테로이드로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해주면, 염증(적군과 아군의 싸움)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병원체가 너무 강력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면역반응 억제가 결국 병원체의 번식을 촉진하여 오히려 감염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감염증(사진에서는 진균증)이 악화된 예. 초기에는 면역반응을 억제하여 염증이 가라앉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세균의 번식을 초래하여 감염증이 오히려 더 심해지게 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초반에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염증이 진정되는 듯 하다가, 다시 악화되어 번지기 시작한다면 즉시!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중단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피부 가려움증, 발적과 같은 피부 질환에 단순 스테로이드 연고보다, "스테로이드 + 항생제" 복합제를 추천해드리는 겁니다.

(참조 : 2012/06/05 - [생활속의 약] - 스테로이드와 항생제의 조합 : 지스톤(G-STON) 크림, 쎄레스톤지 )

 

(2) 피부위축증

스테로이드 연고는 콜라겐(collagen)의 합성을 억제하므로, 오남용시 피부의 콜라겐 층이 감소하면서 피부가 위축되고 얇아지며 자극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포외 기질(ECM)인 콜라겐 층이 풍부한 눈꺼풀 주위의 피부질환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3) 혈관 확장증

 "스테로이드 공포증"을 불러온 장본인이지만 사실상 극단적인 오남용이 아니면 나타나기 힘든 부작용으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피부 혈관이 확장된 상태를 지속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피부가 벌겋고 혈관이 육안으로 보이는 정도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위의 사진은 매우 '극단적인 결과'일 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극단적인 결과'의 의미는 예를 들자면 수면제를 먹고 사망하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합니다.

 

(4) 그 밖에 부작용들

  위에서 언급한 피부 위축증, 혈관 확장증과 같은 증상을 '스테로이드성 피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피부자극, 작열감, 발진, 부스럼 등의 일반적인 피부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테로이드 외용제(연고 로션 또는 크림)외에,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경우(경구 스테로이드제)에는 약성분이 혈류를 타고 온몸 순환을 하므로 더 심각한 부작용들이 발생합니다.  스테로이드제는 부신피질 호르몬 유사체이므로 내분비계에 간섭을 일으켜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그 유명한 쿠싱증후군(moon face)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보통 먹는 알약들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용법대로 복용하게되므로, 일상에서 일반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오남용이 나타나기는 힘든 경우 입니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한 올바른 사용법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지키면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들이 전혀 나타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근 논문들에 의하면 올바른 사용법을 사용한 스테로이드 사용 환자 그룹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 그룹과도 전혀 위에 언급한 부작용 증상들에 대해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올바른 사용법을 보자면

 

첫째, 하루에 동일한 양을 동일 회수(2~3회)를 적용합니다. 보통 3회를 넘는 과량을 적용하는 경우는 없으며 바르는 양은 일정 양을 유지시켜줍니다.

둘째, 발랐다 안발랐다 하지 않고 꾸준히 규칙적으로 발라줍니다. 불규칙적으로 바르면 잘 낫지도 않고 반동성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오늘 발라서 조금 나아졌다고 바로 중단하고 내일 다시 악화되서 또 다시 시작하고 하면 안됩니다.

셋째, 증상부위에만 골고루 발라서 엷은 막을 형성할 정도로 발라줍니다. 그렇지 않고 과량이 특정부위에 발라져서 남은 경우 스테로이드 분자가 산화되어 유해산소를 발생시켜 피부지방을 과산화 지질로 변질시키게 되고,  이는 피부병 증상을 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넷째, 연고 바르는 일수는 최대 7~10일을 넘지 않도록 해 줍니다.

 

생활 속의 스테로이드제들 : 당신이 바르는 연고는 부신피질 호르몬이다?

 약국에 비치되어 있는 연고제들은 거의 모두 스테로이드제 또는 스테로이드와 다른 성분의 복합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피부과에서 처방을 내려주는 연고들도 거의 100% 스테로이드제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성분과 함량에 따라서 가장 약한 class7에서부터 가장 강도가 강한 class1까지 나누어지며 처방없이도 살 수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들은 대부분 가장 약한 강도인 class 7에 속합니다. 강한 강도인 class 3 ~ class 1의 스테로이드 성분은 모두 처방을 필요로 하는 전문약이라고 봐야 합니다. 먹는 스테로이드제는 종류에 관계없이, 전신에 효과를 나타내므로 모두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합니다. 다음 표는 처방없이도 살 수 있는 스테로이드 연고들의 예입니다.

 

 스테로이드 성분명

스테로이드의 강도 

상품명 

제약회사 

용    도 

하이드로코티손

(Hydrocortisone)

= 부신피질 호르몬

낮음

하이로손 크림

태극 

피부질환 

하티손 로션 

 한미

 락티코트 크림

중외신약 

 락티케어 HC 로션

 

프레드니솔론

(Prednisolone)

낮음

보송 크림 

안국 

리도멕스 크림 

삼아 

트리암시놀론 

(Triamcinolone)

높음

오라메디 

동국 

구내염 

덱사메타손

(Dexamathasone) 

높음

페리덱스 

녹십자 

구내염 

 

첫번째 줄에 나와 있는 하이드로코티손이란 성분은 1부에서 소개해드린 부신피질 호르몬 그 자체입니다. 콩팥(신장)에 있는 부신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연고로 바르고 있다니 신기하지 않습니까? 나머지 프레드니솔론이나 트리암시놀론 등은 합성 스테로이드로서 부신피질 호르몬 유사체입니다.  구내염에 사용하는 오라메디나 페리덱스 같은 스테로이드제는 성분 자체는 합성 스테로이드로 강도가 높지만 농도가 낮기 때문에, 강한 스테로이드제는 결코 아닙니다. 가령 트리암시놀론 0.1%는 매우 강한 class3에 속하지만 같은 트리암시놀론 0.01%는 약한 스테로이드제가 되는 겁니다.

 

결론 - 올바른 사용법을 지키면 스테로이드제를 기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

  스테로이드는 인류가 발명한 약 중에서 가장 위대한 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력한 소염작용으로 류마티스성 질환, 피부질환, 알러지질환, 안과질환, 감기(호흡기계 질환), 위장관계 질환, 혈액질환, 신경계 질환, 암 등 염증이 수반되는 모든 질병의 개선 및 치료에 지금 이순간도 수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막연한 스테로이드 공포증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위에 나열된 무시무시(?)한 부작용 사진들은 과거 스테로이드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던 시절,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이 스테로이드를 남용했을 때 나타난 결과들입니다. 그리고 그 어떠한 약이든 오남용으로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 약은 없습니다. 아토피, 습진 등을 포함한 피부병에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은 거의 필수입니다. 올바른 스테로이드 사용법을 지켜가며 사용한다면,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없이 생활의 질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결과들의 명확한 결론입니다. 스테로이드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사용법으로 잘 사용하여 생활에 질적인 개선을 가져오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 꾹~!

Posted by Plato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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