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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2.13 매몰비용 오류, 매몰비용 효과

 


 당신이 거금 30만원을 주고 새로운 환불되지 않는 조건의 넥타이를 샀다. 하지만 사고나서 다음날 착용해보니 생각보다 맘에 들지 않았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A는 새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장롱 속에 재워 둔다면, 30만원을 버리는 셈이므로 이 넥타이를 자주 맸다.

B는 새 넥타이는 맘에 들지 않으므로 장롱 속에 재워두고, 맘에 드는 넥타이를 사용했다.




'새 넥타이를 쓰지 않고 장롱 속에 방치하는 것은 돈 30만원을 버리는 셈이므로 이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A처럼 행동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두가지 경우에 대해 침착하게 비용에 대해 재고해보자.

당신이 새로산 넥타이를 매건, 매지 않건간에 이 30만원은 이미 지불되어 당신의 지갑에서 사라졌다(매몰된 비용이다).  지불된 돈은 두가지 경우에 차이를 느낄 수 없다(돈에게 의식이 있다면...).


 따라서 각각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새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장롱 속에 재워두어 30만원을 버리는 것이 싫어 새 넥타이를 사용한 A의 경우

   --> 30만원 비용소모 + 내게 맘에 들지 않는 새 넥타이를 매고 다닌다.

새 넥타이는 맘에들지 않으므로 장롱 속에 재워두고, 맘에 드는 기존 넥타이를 맨 B의 경우

   --> 30만원 비용 소모+ 내게 맘에 드는 기존 넥타이를 매고 다닌다.


 이제 조금 더 판단함에 있어서 명확해지는 것이 느껴지는가? 두 사람의(A, B의)선택에 모두 내 지갑에서 30만원이 이미 나간 것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따라서 맘에도 들지 않는 새 넥타이를 매는 것을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이미 나가버린 비용 30만원은 뒤로 하고 나의 마음에 드는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 예에서 나온 넥타이 값 30만원처럼, 이미 버려져서(매몰되어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일컬어 우리는 '매몰비용(sunk cost)'라고 부른다. 매몰된 비용은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좀 더 명확하게 얘기하면 이미 매몰된 비용이 발생한 후에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관계없이 복원될 수 없는 비용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이미 매몰된 비용이라는 판단이 서게 되면, 이 비용을 되살리려는 헛된 선택을 하지 말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


'매몰비용의 오류(sunk cost fallacy)'는 이처럼 버려져서 되돌릴 수 없는 비용에 매달려서 시간적 금전적, 시간적 허비를 하게 되는 인간의 오류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https://www.aol.com/2013/04/03/sunk-cost-definition/


 대개 매몰비용의 오류는 매우 교묘하고 잘 보이지 않으므로,  이 오류에 대해 한번 배웠다 하더라도,  같은 실수를 쉽게 범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매몰비용은 눈에 보이는 '돈'이라는 비용에 국한되지 않는다.


 위에서처럼 매몰비용은 돈일 수도 있지만, 시간인 경우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한 분야에 대해 수년 동안 파고들어 연구하였지만, 어느 날 이 주제가 소용이 없음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한 시간이 아까워서 과감하게 포기하지 못하고 매달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미 가망이 없는 연인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귄 시간이 아까워서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위의 예시들에서 매몰비용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 된다.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매 순간 순간마다 판단을 해야만 하고, 이러한 판단이 합리적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매 순간마다 내리는 우리의 판단은 과거에 투자한 금전적, 시간적 투자비용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게하는 방안으로 치우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는 그 투자비용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매몰비용'이 된 후에도 말이다. 


따라서 과거의 행동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매몰비용(sunk cost)'인지 아닌지를 잘 분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이미 되돌이킬 수 없는 매몰비용임이 판명되는 경우, 붙들거나 집착하지 말고 과감하게 그 비용을 살려보려는 방향의 헛된 선택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매몰비용의 딱지를 잘 붙일 수 있다면, 우리는 합리적 판단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Plato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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