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불청객처럼 목감기가 찾아와서 인후통으로 고생하다가 

이때가 스트렙실의 셀프-임상평가(?)를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는 약사로서 실험정신이 발동하여 복용 후 평가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약의 세계에서는 교과서적 이론보다는 역시 경험이 중요하겠죠.

 

제가 복용한 스트렙실 허니&레몬맛. 총 12정의 트로키정이 들어 있었습니다.

 

 

스트렙실 소개 : 스트렙실은 사탕이 아니다?

스트렙실은 사탕이 아니라 입니다.

스트렙실의 주 성분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엔세이드) 중의 하나인 플루르비프로펜(flurbiprofen)입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엔세이드) 아스피린, 이부프로펜(부루펜시럽), 이지엔6, 제로정 등 해열/진통/몸살감기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성분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트렙실에 포함된 NSAID(엔세이드)인  플루르비프로펜은 사실 근육통을 소염진통시키는  파스에도 많이 쓰이는 성분입니다. 이를 주 성분으로 하는 파스에는 '조아팝', '안티푸라민 카타플라스마' 등이 있습니다.

 

NSAID인 플루비프로펜을 합유한 스트렙실은 '트로키제'(구강정)이라는 제제에 속하는데 이는 구강에서 녹아서 구강에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약을 말합니다. 즉 스트렙실은 구강(인후)을 국소적으로 소염시키는 약이란 이야기입니다. 결국 녹아서 목구멍을 거쳐 위장으로 내려간 약은 사실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스트렙실에 포함된 플루르비프로펜의 양은 8.75mg으로 전신적으로 작용하기에는 매우 턱없이 부족한 양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혀에서 녹아서 목구멍을 거치는 순간에 약리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감안해서 아주 천천히 목구멍과 가까운 혀 뒷부분에서 녹이면서 삼켰습니다. 제가 복용한 스트렙실은 레몬향이였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트로키제인 스트렙실의 작용기전을 보여주는 그림. 출처 : www.strepsils.co.kr/index.asp

 

 

사용 후기

  먹고나서 얼마 안되서 인후통이 진정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전신증상으로의 진행을 막아주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목감기가 걸린지 이틀이 지나서 스트렙실의 복용과는 관계없이 전신증상(열, 무기력감, 기침)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스트렙실은 감기로 인한 인후통에는 주약이 아닌 보조제로서 인후통을 감소시키는 목적으로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실 인후염의 '불길'이 더 번져서 본격적인 감기 증상이 오는 것을 스트렙실이 차단시켜줄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였는데 그 정도의 효력(potency)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전반적인 평가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혹은 박테리아)에 의한 인후통이 아닌, 목을 무리하게 많이 쓰는 등의 물리적인 자극이 원인이 되어 오게 된 인후통의 경우, 스트렙실이 효과적으로 증상을 잡아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감기에 의한 인후통은 그 원인 바이러스를 치료해주는게 가장 중요하지만 목을 많이 써서 오는 인후통은 소염시키는 것이 바로 치료해주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주의할점

앞서 언급했지만 스트렙실은 사탕이 아니라 약입니다(트로키제). 주성분인 플루르비프로펜은 한정당 8.75mg으로 미량이 들어가 있어서 인후에 국소적으로 작용하지만 1일 최대 5개 이상을 복용해서는 안됩니다(설명서 참조). 또한 12세 미만 어린이는 복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목감기 증상이 심해지고, 전신증상이 오면 스트렙실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목감기와 감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조하세요. 클릭!

2013/01/13 - [생활속의 약] - 감기, 감기약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 감기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

 

Posted by Platon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