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약 중에 가장 인지도가 높기도 하고 친숙한 이름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멀미약이 바로 '키미테'일겁니다. 특이한 이름이 특징인 이 키미테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들이 요즘들어 새삼스럽게 언론에 나오고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이 키미테를 사용하고 부작용으로 혼난 개인적인 경험(수학여행 첫날 정신이 혼미해지고 기억이 감퇴되는' 부작용으로 첫날의 기억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이 있어서 복용시 주의해야 하는 약으로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고 복약지도시에 주의하라고 항상 환자분들에게 말씀드립니다.

 

키미테의 멀미예방 효능을 보이면서 동시에 부작용을 가져오는 성분이 바로 스코폴라민(scopolamine)이라는 성분입니다. 사실  키미테에서는 멀미방지효과로 사용되었지만 이는 스코폴라민의 아주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약리학적으로 아주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 약물학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성분입니다.

 

 

 

 

키미테는 귀에 작용하는 약이 아니다!  키미테 패취는 전신에 그 효과를 나타낸다.

 부교감 신경 억제제인 스코폴라민의 작용은 온 몸에 걸쳐서 나타나게 됩니다. 키미테를 귀 밑에 부친다고 해서 그 효과가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키미테경피(transdermal)흡수 패취로 실제로 피부를 통과해 약 성분이 혈류를 타고 온몸 순환을 하게 되기 때문에 전신적인 효과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스코폴라민(scopolamine)은 약리학적으로 '부교감신경 억제제(항콜린성 물질)'에 속합니다. 고등학교 생물학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교감,부교감'신경을 기억하실겁니다. 이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합쳐서 우리몸의 '자율신경계'라고 하는데 이 자율신경계는 눈, 기관지, 위장, 신장, 방광, 타액분비샘, 침샘, 골격근에서 심지어는 폐와 심장까지  우리의 온 몸에 구석구석 퍼져있습니다. 이러한 자율신경계 중에 속하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성분이 되는 것이 스코폴라민이니 이를 멀미약으로 쓰면 당연히 이런 저런 부작용(=원치 않는 작용)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부교감신경(&교감신경)의 분포도 : 키미테의 약리성분인 스코폴라민이 작용하는 작용점(수용체)인 부교감신경은 온 몸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따라서 키미테의 잠재된 부작용은 무궁무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스코폴라민의 대표적인 (부)작용들.

 

(1)  눈에 작용하여 뿌연시야와 눈부심을 유발

눈에 있는 부교감신경을 억제하여 동공산대(동공이 커지는 것)을 일으키는데, 이는 눈을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고 하여서 이탈리아에서는 부인들이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눈의 모양체근을 마비시켜, 가까이 있는 사물에 눈의 초점을 맞출 수 없게 되어 가까이 있는 사물들이 흐리게 보입니다(far vision accomodation). 실제로 '키미테'를 사용 후 시야가 흐려지고 눈이 부시는 부작용으로 약국에 문의전화하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안과에서 눈을 검사하기 위해서 쓰는 '동공산대'약들은 이 스코폴라민을 기초로 유도되어진 스코폴라민 유사체들입니다.

 

벨라돈나(Belladonna) : 키미테의 주성분인 스코폴라민을 다량함유하고 있는 유럽의 식물로 이탈리아 부인들이 눈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 동공산대약으로 쓰였다고 한다. bella(아름답다), donna(귀부인)의 합성어라고 한다. 키미테의 대표부작용 역시 눈 동공이 커져서(동공산대) 눈이 부시게 되는 것이다.      미치광이풀 : 키미테의 주성분인 스코폴라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소가 이 풀을 뜯어먹으면 미친 것처럼 행동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키미테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혼돈/착란/기억상실등이 왜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2) 환각/착란 또는 기억장애들을 유발.

스코폴라민은 항콜린성 물질로 부교감신경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중추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효능을 억제하게 되므로 혼돈, 일시적 기억장애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게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작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대, 소변 장애.

스코폴라민은 위장관과 방광의 운동을 억제하게 되므로 변비가 오고, 방광이 차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키미테 사용시 주의할 것들.

  양쪽 귀 밑에 키미테를 각각 한 개씩 총 2개를 붙이는 경우를 보았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일반약보다 강한 부작용을 생각할 때 그런 과오를 범해선 안되겠습니다. 중요한 사실을 말씀드리면 키미테를 귀 밑에 붙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키미테는 '경피흡수제'로 어디에 붙여도 약 성분이 혈류를 타고 온 몸 순환을해서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상품의 광고 효과를 위해서 상징적으로 '귀 밑에' 붙이라고 한 것이지요. 어린이용/성인용 모두 '한개'를 기본으로 하지만 부작용이 과도할 경우 반쪽을 적용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또한 키미테를 붙인 손으로 눈을 비벼서는 안됩니다. 이 경우 스코폴라민에 직접 눈에 스며들어 앞서 언급한 눈에 나타나는 부작용(동공산대, 시야 흐려짐)이 나타나기 쉬워집니다.

 마지막으로 키미테와 같은 '경피흡수제'는 붙인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서서히 피부를 통과해 흡수되어 혈류를 타고 효과를 나타내게 되는 약이므로 효과가 발현되는데 오래걸립니다. 여행을 떠나기전 최소 4시간전에 붙여야 합니다.  대개 여행은 아침에 출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행 전날 밤에 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Posted by Plato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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